[Trend Curation] 우리는 왜 분노하는가 

등록일 26-09-11




SNS 시대, ‘위험 인식’을 읽는 커뮤니케이션


트렌드 키워드 #뇌과학 #소셜리스닝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SNS트렌드 #브랜드커뮤니케이션


한 줄 요약


분노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무엇을 위험하다고 인식하는가’에서 시작된다. SNS는 이 인식의 격차를 증폭시키지만, 같은 메커니즘으로 공감과 연대도 확산시킨다.


인사이트


대중의 온라인 반응은 감정적이고 예측 불가능해 보이지만, 실은 일정한 심리적 메커니즘을 따른다. 이를 이해하면 위기 대응뿐 아니라 캠페인 설계에서도 '왜 이 메시지에 반응하는가'를 먼저 읽을 수 있다.


1. 분노는 ‘누가 나쁜가’보다 ‘무엇이 위험한가’에서 시작된다


도덕심리학자 커트 그레이는 저서 《나와 당신은 왜 분노하는가》에서, 사람들이 싸우는 이유는 상대가 나빠서가 아니라 서로 다른 '위험'을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사람들은 같은 상황에서도 무엇을 위험으로 인식하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도덕적 판단을 내릴 수 있으며, 자신이 옳다고 확신할수록 상대를 더 강하게 비난하기도 한다.


👉 커뮤니케이터의 시선 (Why & Takeaway)

브랜드나 클라이언트를 향한 온라인 여론이 격화될 때, 대중은 '사실관계'보다 '이것이 나(우리)에게 위협인가'를 먼저 판단한다. 위기관리 메시지를 설계할 때 사실 나열에 앞서 '무엇이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는가'를 먼저 짚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 SNS는 서로 다른 위험 인식을 빠르게 증폭시킨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상대의 표정, 감정, 맥락이 사라진다. 그 결과 사람들은 상대를 하나의 인격체가 아니라 공격 대상으로 인식하기 쉬워지고, 사실 확인보다 감정적 반응이 먼저 확산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저자는 현대 사회가 '피해 경쟁 사회'로 변하고 있다고도 지적한다 — 누가 더 상처받았는지를 강조하며 도덕적 우위를 점하려는 구조다.


MIT 연구진이(Vosoughi, Roy, Aral)이 2018년 「Science」에 발표한 연구는 이를 데이터로 뒷받침한다. 2006~2017년 트위터의 루머 확산 12만여 건, 리트윗 300만여 건을 분석한 결과, 거짓 정보는 진실보다 리트윗될 확률이 70% 더 높았고, 1,500명에게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진실보다 약 6배 빨랐다. 연구진은 이 차이가 봇이 아닌 사람들의 자발적 공유에서 비롯되며, 거짓 정보가 더 새롭고 놀라운 내용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고, 공포·혐오·놀라움 등의 감정과도 강하게 연결되면서 더 빠르게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Vosoughi, Roy & Aral, "The Spread of True and False News Online", Science, 2018 / MIT News, 2018.3.8)


👉 커뮤니케이터의 시선 (Why & Takeaway)

이슈가 발생했을 때 초기 대응 속도가 중요한 이유는, 맥락이 빠진 채 확산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위협 인식'이 굳어지기 때문이다. 초기 메시지는 사실 설명보다 맥락 제공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3. 그러나 같은 메커니즘이 반대로 작동하면, SNS는 공감과 연대의 통로가 된다


사람들이 상대의 두려움과 불안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순간, 갈등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SNS 역시 마찬가지다. 위험과 취약함에 대한 공감은 혐오와 분노뿐 아니라 지지와 연대, 나아가 실제 행동까지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다.


2026년 7월 한성기업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당시 한성기업은 코스피 상장 유지 요건인 시가총액 300억 원을 밑돌면서 상장폐지 우려에 놓여 있었다. 그런데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한성기업이 25년간 한국전쟁 참전용사를 위한 ‘영웅을 위한 음악회’를 후원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런 기업은 살려야 한다’는 응원 여론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은 크래미 등 제품을 구매하고 인증하는 한편,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을 매수하며 응원에 동참했다. 7월 9일 한성기업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고 시가총액은 약 404억 원까지 올라 상장 유지 기준을 넘어섰다. 자사몰 주문량 역시 평소 대비 30배 증가한 것으로 보도됐다.


흥미로운 점은 기업의 대응 방식이었다. 한성기업은 ‘애국기업’이라는 평가를 적극적으로 내세우기보다 소비자들의 관심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오랜 기간 이어온 후원 활동의 주인공은 기업이 아니라 참전용사와 음악인들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동시에 ‘국산 원료만 사용한다’는 온라인상의 잘못된 정보는 바로잡았다.


(출처: 코리아데일리 2026.7.7 / 서울경제 2026.7.9 / IB토마토 2026.7.13 등 다수 보도 종합)


👉 커뮤니케이터의 시선 (Why & Takeaway)

한성기업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좋은 평판이 위기를 막는다’는 단순한 공식이 아니다. 평소 축적해온 행동과 가치가 위기 상황에서 대중에게 새롭게 발견되고, SNS를 통해 공감과 신뢰라는 감정으로 증폭되면서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기업의 평판은 위기가 발생했을 때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위기가 오기 전부터 축적되는 자산에 가깝다. 그리고 SNS 시대의 커뮤니케이터에게 필요한 역할은 그 자산을 과장해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어떤 가치에 공감하는지를 읽고 진정성 있게 연결하는 것이다.


커뮤니케이터가 읽어야 할 대중의 반응, 세 가지


① 무엇에 화가 났는가보다, 무엇을 위험하다고 느끼는지 본다.

표면적인 비판보다 그 안에 있는 불안·손실·불공정에 대한 인식을 읽어야 한다.

 

② 무엇을 말하는가보다, 어떤 맥락에서 반응하는지 본다.

위기 초기에는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사실을 나열하기보다 대중이 무엇을 오해하고 있으며, 어떤 맥락에서 위협을 느끼는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③ 어떤 감정이 형성되고 있는지, 그 방향을 본다.

SNS는 분노만 확산하는 채널이 아니다. 공감과 신뢰가 형성되면 같은 속도로 지지와 연대, 실제 행동까지 확산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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